"맞이방"은 "대합실"을 대체하는 우리말 단어이다. 벌써 사용되기 시작한지 십 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맞이방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 그 이유는 국어학자들의 무관심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처음 시작은 철도청이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대합실"이라는 단어가 가장 친숙한 사람들은 역시나 철도, 기차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철도청은 일제시대부 계속 사용되어온 일본식 한자표기 단어들과,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 표기를 우미말 단어로 바꾸는 사업을 시작했다. 무려 1999년이었다. 아무래도 배우기를 대합실로 배웠다보니, 어느 순간 바꿔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인지를 하지 못 한 것 같다.
철도청은 철도개통 이후 100년간, 해방 이후 54년간 사용해온 일본식 용어와 국민들이 이해 하기 어렵고 어법에도 안맞는 철도 특유의 용어들을 바르고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쓰기로 했다.
△대중화된 일본식 용어인 대합실, 행선지, 개표, 승강장·홈 등은 각각 맞이방, 길머리, 표 확인, 타는 곳으로 개선됐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식 용어인 전도역(前途驛), 월승(越乘), 오승(誤乘), 최원 도착역(最遠 到着驛), 불결개소(不潔個所)는 다음 역, 더 가기, 잘못 탐, 마지막 도착역, 불결한 곳으로 바꾸어 쓰기로 했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 1999.11.20. "대합실→맞이방 승강장→타는곳"
일본말 마치아이시츠(待合室)를 들여다가 한자 발음으로 쓰고 있는 것이 ‘대합실(待合室)’이다. 국어사전에는 일본말은 순화해서 사용하
대합실은 일본국어대사전《大辞泉》에 따르면 “まちあいしつ【待合室】 : 駅や病院などで、時間や順番がくるのを待つ部屋”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번역하면 “역이나 병원 등에서 시간이나 순번을 기다리는 방”으로 나와 있다.
뜻이 우리가 하는 행동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왠지 대합실의 "기다리다"는 일방통행의 수동적인 느낌이라면, 맞이방의 "맞이하다"는 내가 주체가 된 느낌이다. 월씬 어감이 좋다. 고 이어령 선생은 언어가 행동을 지배한다고 하셨다. 이런 주관적인 뜻의 우리말을 사용함으로서, 식민지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나라의 자주적인 시민인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맞이방은 순 우리말이다.그래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에서 검색을 해 봤는데, "대합실"은 검색이 되는데, "맞이방"은 검색이 되지 않는다. 어제 만들어진 단어도 아니고, 이제 10년을 넘게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데, 정작 우리나라 국어를 관리하고 있는 곳은 우리말을 무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슬쩍 오픈사전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위 오픈 사전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새로 생기는 단어(언어)들의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낼 수 있고, 트렌드를 빨리 따라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표준어 사전에 등재하기 전 중요한 작업을 대신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0년이나 사용되고 충분히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단어를 아직도 오픈 사전에 방치하고, 표준에 사전에 올리지 않는것은, 표준사전 편찬을 하는 사람들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우리말 샘 사전에서는 "공공시설에서 손님이 기다리며 머물 수 있도록 마련한 곳"이라고 뜻이 나와있다. 여기서, 의외인 것은 "방(房)"이 한자어라는 점이다. 너무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순우리말인 줄 알았다.
남에 나라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굳이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좋은 사례가 있으면 가져다 쓰는게 맞는 것 같다. 영국의 유명한 영어사전인 옥스퍼드 사전도 새로 생성된 영어 단어를 매년 검토하여 추가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K-wave (한류), bulgogi(불고기) 등이 등재되어 우리를 자랑스럽게 하였다. 그런데, 정작 우리라말을 지키는 곳이 우리말을 무시하고 있다.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국립국어원" 이 한자 이름부터 쓰레기통에 넣고 싶다.
1) 우리문화 신문, 일본말 찌거기, https://www.koya-culture.com/news/article.html?no=90957, 2013.5.7
2) 여행신문, "대합실→맞이방 승강장→타는곳", (https://www.traveltimes.co.kr), 1999.11.20.
댓글 영역